해리장애 그리고 영화 이터널 선샤인

오래전 해리장애 관련한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에만 해도 심리학에 관심이 있지 않았을 때라서 반신반의 했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겠다 싶어요.


2가지 이상 각기 구별되는 정체감이나 성격 상태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해리장애 뜻


해리는 자신이나 시간 등에 대한 연속적인 의식이 단절되는 현상입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경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수준에서는 몰입이나 최면, 종교적 황홀 경험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병리적 수준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 동안 여러방면에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장애로 볼 수 있습니다.


해리장애는 의식이나 기억, 정체성, 감정, 지각, 신체 표상, 통제, 행동의 정상적인 통합이 붕괴하는 현상입니다.


해리장애의 종류와 특징


해리 정체감 장애는 다중인격이라고 알려진 장애입니다. 2가지 이상의 각기 다르게 구별되는 정체감이나 성격 상태가 존재하는 것이에요.


다른 성격보다 자주 나타나게 되는 성격을 ‘주된 성격’ 혹은 ‘주인 성격’이라고 하며,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인격을 ‘하위 성격’ 혹은 ‘대체 성격’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상태는 심리적 동기나 현재 스트레스의 정도나 속한 문화, 내적 갈등에 따라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거나 표현됩니다.


자기 몸에 대해서 다른 사람인 것처럼 느끼기도 하며, 감각의 변화와 정체감의 상실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통제를 벗어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해리성 기억상실은 통상적인 망각과는 달라요. 보통은 외상이나 스트레스와 관련된 중요한 자전적인 정보를 회상하는 능력이 상실됩니다.


이인성 비현실감 장애는 현실 검증력은 유지되지만, 비현실적이거나 자기나 신체로부터 분리되는 경험을 합니다. 또는 자신의 주변환경과 분리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해리 장애의 진단


정체성의 붕괴이며, ‘빙의’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자기 감각과 자신의 행위에 대한 뚜렷한 비연속성을 포함하며, 정동이나 행동, 의식이나 기억, 지각이나 인지, 감각 운동 기능에서 변화가 나타납니다.


일상에서의 사건이나 중요한 개인적인 정보, 외상 사건을 기억할 때 반복적으로 공백이 나타나는데, 일상적 망각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증상은 사회적으로 혹은 직업적으로, 다른 주요 기능 영역에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고통이나 손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문화나 종교적 관례로 보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물질의 생리적 효과나 다른 의학적 상태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원인과 치료


허구적 장애라고 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위 성격을 관찰하거나 목격당한 환자들이 드물게 보고되고 있습니다.


고통스러운 외상 경험을 회피하기 위한 방어로 나타난 해리 현상은 점차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발전되기도 하며, 아동기 외상 경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요.


신체나 성적 학대가 해리성 정체감 장애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정신분석적인 입장에서 해리장애는 방어기제 중 ‘억압’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무의식적으로 고통스러운 기억이나 사고 혹은 충동이 의식으로 떠오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대처하는 방법이에요.


해리성 기억상실은 압도적인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고,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지속되는 극단적인 억압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행동주의적 관점에서는 조작적 조건형성 기제를 통해 해리 반응이 학습하여 순간적인 망각은 불안 수준을 낮추고, 그렇게 망각 행동이 강화된 것으로 봅니다.


양측 이론 모두 도피 행동으로 바라보는 것이지만, 정신분석에서는 무의식적 작용으로, 행동주의에서는 강화 과정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종의 자기최면이기도 하며, 불쾌한 사건들을 잊을 수 있게 하도록 자신에게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최면을 걸어서 기억상실증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해리성 정체감 장애는 대체 인격을 형성하면서 통합된 자기 정체감을 확립하지 못하기 때문에, 과거 외상 경험에 대하여 재인식할 수 있도록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각자의 인격이 지니고 있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그 인격이 버티고 괜찮을 방법으로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해리장애 기억상실


해리성 기억상실증이 있는 경우는 기억에 저장은 되었지만 쉽게 기억해야 할 중요한 정보를 회상하는 능력이 상실된 것입니다.


국소적인 기억상실은 제한된 기간에 일어났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며, 전반적인 기억상실은 자신에 대한 모든 기억을 전부 잃어버리는 것입니다.


정체성이나 이전에 학습했던 모든 것들을 잊어버리기 때문에 지식이나 숙련된 기술 등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갈등 상황에 부닥치게되면 부정적 정서가 폭발할 수 있으며 강한 수치심이나 정말, 죄책감 등을 경험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이나 욕구에 대한 갈등에서 비롯되기도 합니다.


인지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는데, 외상에 있는 특정한 인지 왜곡을 확인하게 되면서 자신의 기억이 돌아올 수 있습니다.


또한, 이전 외상의 의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지 왜곡을 교정하게 되면서 외상 사건을 더욱 상세하게 회상할 수 있습니다.


최면 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증상의 강도를 조절하고 환자에게 정서적인 지지를 제공해 주면서 자아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합니다.


자기최면도 효과가 있으며, 만성적인 경우에는 벤조디아제핀과 암페타민류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뇌가 저장한 기억을 지워주는 소재의 영화 ‘이터널 선샤인’ 속 주인공들은, 이별 등을 견디기 힘들어 그 기억을 지우게 됩니다.


영화 속 설정이지만 스스로 지우고 싶은 기억을 지운다는 것은 어쩌면 해리장애 혹은 해리성 기억상실증과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는 스스로 원해서 기억을 지워버리지만, 그 사실을 알게 되고 다시 찾고 싶어 합니다.


살면서 그렇게 ‘도피’를 하고 싶을 때가 많은데, 과연 그것이 좋은 일일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머리로는 당연히 도피는 좋지 않은 것이지만 때때로 감정은 영화처럼 기억을 지우고 싶기도 합니다.